보조 기억 장치
주 기억장치는 정보 저장 용량이 한정적인 데다 전원이 꺼지면 내용이 사라져 버린다 보조 기억 장치는 전원이 꺼져 있을 때도 정보를 유지한다. 보조 기억 장치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자기 디스크로, 오래된 기술이며 보통 하드 디스크 또는 하드 드라이브라고 부른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형태는 SSD라고 한다.
두 종류의 드라이브 모두 메모리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하며, 휘발성을 띠지 않아서 드라이브에 저장된 정보는 전력 공급이 없더라도 유지된다. 데이터, 명령어, 다른 모든 정보는 보조 기억 장치에 장기간 저장되고, 주 기억 장치로는 일시적으로만 옮겨진다.
자기 디스크는 회전하는 금속 표면에 있는 자성 물질의 미세한 영역이 자성을 띠는 방향을 설정하여 정보를 저장한다. 데이터는 동심원을 따라나 있는 트랙에 저장되며, 디스크는 트랙 간에 이동하는 센서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읽고 쓴다. 오래된 컴퓨터가 작동할 때 들리는 윙윙 거리고 딸깍거리는 소리는 디스크가 센서를 금속 표면의 적절한 위치로 옮기면서 내는 소리다. 디스크 표면은 고속으로(분당 5,400회 이상) 회전한다.
디스크는 용량 면에서 RAM보다 바이트당 100배 정보 저렴하지만, 정보에 접근하는 속도는 더 느리다. 디스크 드라이브가 금속 표면의 특정 트랙에 접근하는 데는 약 100분의 1초가 걸린다. 접근하고 나면 데이터는 초당 약 100MB의 속도로 전송된다.
10년 전 노트북에는 예외 없이 자기 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었다. 오늘날 거의 모든 노트북에는 SSD가 사용된다. SSD는 회전하는 기계 장치 대신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다. 플래시 메모리는 비휘발성을 띤다.
즉 전원이 꺼져 있어도 개별 소자에 전하를 유지하는 회로에 정보가 전하 형태로 저장된다. 저장된 전하를 읽어 값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고, 삭제하고 새 값으로 덮어 쓸 수도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기존의 디스크 저장 장치보다 더 빠르고 가볍고 안정적이며, 떨어트려도 고장이 덜 나고, 전력을 더 적게 사용하므로 휴대전화나 카메라 같은 제품에도 사용된다. 아직은 플래시 메모리가 바이트당 가격이 더 비싸지만 점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고 이점이 매우 커서 노트북에서는 SSD가 자기 디스크를 거의 대체한 상태다
일반적인 노트북용 SSD는 250 - 500GB 정도를 저장한다. USB 소켓으로 연결 가능한 외장 드라이브는 용량이 TB(테라 바이트) 단위이며, 아직 회전하는 기계 장치를 기반으로 한다. '테라'는 1조 즉 10¹²이다
디스크 드라이브는 컴퓨터의 논리적 구조와 물리적 구현 간의 차이를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윈도우의 파일 탐색기나 맥OS의 파인더 같은 프로그램은 드라이브의 내용을 폴더와 파일의 계층 구조로 표시한다. 하지만 데이터는 회전하는 기계 장치, 움직이는 부품이 없는 집적회로, 또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장치에 저장된다. 컴퓨터에 장착된 드라이브가 어떤 종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드라이브라는 하드웨어와 파일 시스템이라는 운영체제의 소프트웨어가 합작하여 조직화된 구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논리적인 구성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잘 맞춰져 있어서 (더 그럴듯하게 표현하면, 우리가 여기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어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라면 완전히 다른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이와 똑같은 구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CD-ROM이나 DVD의 정보에 접근하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는 정보가 물리적으로 저장되는 방법과 무관하게 계층 구조로 저장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USB 장치, 카메라, 이동식 메모리 카드를 사용하는 다른 기기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제 완전히 구시대 유물이 된 플로피 디스크도 논리적인 수준에서는 똑같아 보였다. 이는 컴퓨팅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아이디어인 추상화의 좋은 예다. 추상화는 물리적인 구현의 세부 사항을 숨긴다. 파일 시스템은 다양한 기술의 물리적 작동 방식과 관계없이 그 내용을 사용자에게 파일과 폴더의 계층 구조로 보여준다.
다른 장치들
그 밖에도 무수히 많은 장치가 컴퓨터에 연결되어 특별한 기능을 제공한다. 마우스, 키보드, 터치스크린, 마이크, 카메라, 스캐너는 모두 사용자가 컴퓨터에 입력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디스플레이, 프린터, 스피커는 사용자에게 출력을 제공한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같은 네트워킹 구성 요소는 다른 컴퓨터와 통신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시각, 청각 또는 다른 면에서 접근성 문제를 겪는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보조 장치도 있다 이러한 모든 구성 요소가 버스라는 여러 개의 전선으로 연결된 것처럼 보여준다. 버스라는 용어는 전기 공학에서 빌려 온 것이다. 실제로는 컴퓨터 내부에 여러 가지 버스가 있고, 각각 그 기능에 적합한 속성이 있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를 연결하는 버스는 짧고 빠르지만 비싼 반면, 헤드폰 잭에 연결되는 버스는 길고 느리지만 저렴하다. 일부 버스는 외부에 드러나 있기도 하다. 그 예로는 컴퓨터에 장치를 연결하기 위해 어디서나 사용되는 USB를 들 수 있다
여기서 다른 장치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이따금 상황에 따라 여러 장치를 언급할 것이다. 당장은 여러분의 컴퓨터에 딸려 있거나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나열해 보자. 마우스, 키보드, 터치패드와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 프린터, 스캐너, 게임 컨트롤러, 헤드폰, 스피커, 마이크, 카메라, 휴대전화, 지문 센서, 다른 컴퓨터로의 연결 장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아주 많다. 이 모든 장치가 프로세서, 메모리, 디스크 드라이브와 동일한 진화 과정을 거쳤다. 즉 장치의 물리적인 속성은 대개 더 낮은 가격으로 더 작은 패키지에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해 왔다.
이러한 장치들이 어떻게 단일 기기로 합쳐지고 있는지에도 주목해야 한다. 휴대전화는 이제 시계, 계산기, 정지 화상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 음악과 영화 재생, 게임 콘솔, 바코드 판독기, 내비게이션, 심지어 손전등 기능까지 제공한다. 스마트 폰은 노트북과 추상적인 아키텍처는 같지만 크기와 소모 전력에 제약이 있어서 구현 방법은 크게 다르다. 휴대전화에는 하드 디스크는 없는 대신 전화가 꺼져 있을 때 연락처, 사진, 앱 등의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플래시 메모리가 들어 있다. 외부 장치도 많지는 않지만, 헤드폰 소켓과 USB 커넥터는 달려 있는 편이다. 소형 카메라는 워낙 저렴해서 대부분의 휴대전화에 앞뒤로 하나씩 달려있다. 아이패드와 경쟁 제품을 비롯한 태블릿 PC도 이러한 기기 간 융합이 잘 이루어진 사례이다. 태블릿 PC 역시 보편적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면서 비슷한 구성 요소를 갖는 컴퓨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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